2022년 '피플퍼스트'가 바꾸고 있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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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539회 작성일 22-10-21 10:28본문
3년 만에 크게 열린 ‘제9회 한국피플퍼스트대회’ 2일차 현장
장애인이 춤을 추고, 노래를 하고, 손팻말을 들고, 발언을 한다. ‘장애인’이기에 앞서 ‘사람’이고 싶다는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저마다의 욕구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전국 각지에서 경기도 수원으로 모여들었다. 21일 오전 10시 수원역 인근에서 열린 ‘제9회 한국피플퍼스트대회’ 이틀차 일정에 참가한 이들은 그들만의 언어와 속도로 장애인의 자립할 권리를 이어 말했다.
행사를 시작하자 거리는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차고 넘치는 권리 발언과 심장을 세차게 두드리는 공연이 계속 이어졌다. 퍼레이드 행렬은 지나가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발달장애인의 존재를 온몸으로 드러냈다. 도청오거리까지 행진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한 참가자가 외쳤다. “발달장애인도 시설 밖에서 살고 싶다!” 장애인이 선 거리는 그렇게 시민의 권리를 요구하는 정치적인 장이 되었다.
사회 곳곳에는 편견에 기댄 물음들이 여전하다. ‘발달장애인은 지능이 떨어지잖아?’ ‘발달장애인이 의사를 표현할 수 있어?’ ‘발달장애인 혼자서 뭘 할 수 있겠어?’
이러한 차별의 벽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건 1974년이었다. 미국 오레건주에서 열린 자기권리주장대회에 참가한 한 발달장애인은 이렇게 외쳤다. “I wanna be known to people first. (나는 우선 사람으로 알려지길 원한다.)” 발달장애인들은 자신들을 향한 차별적인 물음을 해소하기 위해 ‘피플 퍼스트(people first)’라는 새로운 언어를 발명했다. 이 구호는 이날 행사에서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어 거리를 가득 채웠다. “발달장애인에게 투표보조와 쉬운 선거자료를 제공하라!” “발달장애인도 안정적인 일자리와 월급을 받아야 한다!” 그들은 돌봄의 객체가 아닌 삶의 주체임을 선언하며 이 사회가 그어놓은 선을 과감하게 넘었다.
세상이 정한 가치와 기준을 넓혀가는 이들의 열띤 응원과 웃음이 가득했던 피플퍼스트대회, 그 둘째 날의 뜨거운 물결을 사진으로 전한다.
출처 : 복건우기자(비마이너 / bok@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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